갈맷길 완주 끝내고 후기
263.8km 총 9코스 20개구간을 완주 마치며 몇 자 적어 본다.
지난해 초 어느 날 가까운 암남공원, 이기대길, 회동수원지등 일부코스를 걸어 보았는데 생각보다 코스가 좋은것 같아 갈맷길에 관심을 두었고, 8월 16일에 1코스-1구간으로 시동을 걸었다. 나이 60대 중반에 앉아 무리가 아닌가 생각도 했었지만 더 늦기 전에 완주해 봐야 한다는 생각이 앞선 이유이다.
갈맷길을 걷기전 길정보부터 입수해야 했었다.
포털사이트에서 '갈맷길'을 검색하니 맨 위에 뜨는 사이트가 '갈맷길700리'이다. 이 사이트에서 지도를 다운받았는데 젊은 회원들의 즐거운 모습들에 함께 하고 싶었으나 늦은 나이에 민폐가 될 듯 하고 일정들에 메이기 싫기도 해, 부부 단둘이 자유롭게 걷기로 결정했다.
기존의 배낭이 있어나 약간 큰 듯하여 인터넷으로 자그마한 배낭을 두 개 구입하고, 카메라는 무거운 DSLR보다 얄팍한 똑딱이가 있어서 점검해 놓고, 휴대폰에 어플 '트랭글'을 설치하고 나니 대충 준비가 된 듯 하다.
첫 날 출발지인 임랑해수욕장까지 가는 길이 만만치 않았다. 노포역까지 전철로 한시간, 그곳에서 37번 버스로 정관신도시를 지나 임랑까지 또 한시간 소요된다. 다소 무더운 여름날이였으나 맑은 하늘 푸른 물과 함께 하니 4시간여의 코스는 걸을 만 했었다. 다만 부산의 갈맷길이 선정된지 몇 년이 지나 지금은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지 않는 것 않았고, 관리에 부분적으로 약간 문제가 있어 보였다.
전 구간을 부산시의 특정 부서에서 모두 완벽하게 관할하기에는 무리일 것이고, 각 구청에서 관리를 하겠지만 좀 더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첫째는 인증수첩이나 안내지도를 갖추기 어려움이 있었고, 인증대 역시 아예 없거나 파손된 곳, 작동은 하나 스탬프가 찍히지 않았던 곳도 여럿 있었는데 이러고서야 인증대는 유명무실이다.
눈에 잘띄는 곳에는 갈맷길 종합안내판, 갈림길을 반나면 이정표 팻말이 곳곳 길목마다 많이 있는데 그래도 부족한 듯한 곳이 있고, 심지어 잘못된 이정표도 발견되었다. 1-1구간 한국유리 담벼락 아랫길의 잡초가 무성한 해변길은 자주 이용하지 않았슴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최근에 전혀 관리도 되지 않았다는 말이다. 그나마 갈맷길 리본이 큰 역할을 해 큰 무리 없이 걸을 수 있었다.
원래는 20일에 걸쳐 걸어야 하는 길인데 교통등 여러 가지 여건상 1코스부터 순서대로 정코스를 따르되 일정은 약간 달리 17회에 나누어 걸었다. 2-1. 2-2, 3-1 세 구간을 2회에 나누어 걸었고, 8코스의 두 구간, 9코스의 두 구간을 각각 하루에 걸었었다.
20km이상의 기장군의 해안길 1-2코스, 가을비 오는 날 5-1코스, 일몰시간에 쫓겼던 5-2코스는 정말 힘들었던 코스로 꼽는다. 발바닥에 물집이 생길 정도로 힘들었다.
가장 긴 구간인 6-2코스는 반면 짧았던 6-1코스와 나누어 걸었던 관계로 실제로 그리 힘들지 않았다.
기억에 남는 좋았던 코스를 꼽는다면 1코스 임랑-대변해안길, 기장군청뒤의 위험 차길을 제외한 죽성성당 - 문탠로드, 2코스의 이기대해안길, 3코스의 영도절영해안길, 4코스의 암남공원-천마산길, 5코스 연대봉등산로, 6코스 삼락강변길 백양산, 7코스의 금정산 동문-고당봉, 8-2코스에서 비는 만났지만 8코스, 9코스 먼지나 진흙길이 아닌 전 구간으로 꼽고 싶다.
반면에 끔찍했던 길은 기장군청-죽성리 길일부와 대변항 가기전 일부구간은 인도가 아예 없었는데 뒤에서 다가오는 과속 차량에 큰 사고로 이어질 뻔 하여 부산시에 건의도 해 보았는데 답변은 그리 신통하지 못했다. 생명을 위협하는 이런 길이 어찌 갈맷길이 될 수 있었는가. 시랑대구간은 아예 막혀 여러번 헤맨 적 있었는데 갈맷길이 전국적으로 잘 알려져 외지에서 단체로 걷는 분들도 있는데 좀 더 신경을 써야 할 것 같다.
실은 오리지널 완주했다고 할 수 없다.
1-2 시랑대코스는 길이 막혀 갈 수가 없었는데 나중에 공사로 코스가 변경된 걸 알았고, 2-2 오륙도는 더위로 sk뷰아파트 뒷길로 3-1코스로 이어 걸었고, 3-3 용두산공원코스는 자주 갔던 코스라 빼버렸다.
4-2 출발지인 감천항만 기름냄새가 싫어 구평초교앞으로 변경해 샛길을 걸었고, 4-3 기점인 몰운대 다대포객사를 96번버스종점으로 바꾸어 중복을 피해 걸었으며, 5-1 일몰과 공사로 신항사이길이 막혀 종점까지 못갔었고. 5-2 일몰로 마지막 눌차도 섬을 우회 못했다.
6-2 바람고개에서 방향을 잃어 만남고개로 향하지 못했고, 8-2 우천으로 좌수영교 지나 민락역에서 마무리했고, 9-2 무심코 걷다가 만화리를 누락했고 기장군청까지가 아닌 기장역에서 마무리한 점 등이다. 이것저것 나열해 보니 여러군데에서 흠이 있었다.
인터넷 게시판을 활용하여 가끔 바뀌는 길 정보를 공유 할 수 있는 사이트가 있었으면 한다.
1-2구간의 시랑대구간, 지금은 공사가 끝났겠지만 5-2의 막혀버린 가덕입구의 도로공사구간, 영도 75광장아래공사구간이 그것이다. 누구라도 길을 걷기 전에 길정보를 얻기 위해 한번쯤 인터넷의 관련정보를 찾게 될 것이다. 이럴때 가끔 변하는 정확한 길정보를 얻는다면 더욱 좋은 갈맷길이 될 것 같다.
갈맷길700리 사이트는 회원간의 걷기 안내와 표정을 담은 사진들은 많으나 후기나 길정보는 거의 없다. 오히려 최근에 올라 오는 개인블로그의 글들이 정보수집하는데 도움이 되었다.
마지막으로 갈맷길을 걸으며 다른 분들의 블로그를 보니 인증서에 도장을 찍고 기념품도 받는다는 정보는 나중에 알았다.
완주후 뻔뻔스럽게도 뒤늦게 '(사)걷고싶은부산'에 전화를 해보았다. 담당자에게 사연을 말하고 나의 블로그에 완주를 증빙할 수 있는 사진들과 후기 글들이 있다고 했고, 인증서 받을 수 있는지 물어 보았는데 역시나 정해진 인증수첩에 도장이 모두 찍혀야 한다는 설명을 듣게 되었다. 나 역시 이내 잘못된 요구란걸 시인했었고, 그래도 고생한 안사람에게 작은 완주증표를 선물을 못하게 되었다. 못내 아쉬워 하자 담당자가 '사무실에 오시면 종주뺏지는 곤란하고 기념목수건이라도 하나씩 드리겠습니다' 라고 말한다. 이내 씁쓸한 웃음으로 친절한 전화응대에 감사하며 전화를 끊고 나서 혼자말로 '이 나이에 뭔 완주인증서 같은 걸 욕심을 내나? 처음부터 인증도장 찍는걸 포기 했었자나.' 블로그에는 확실히 증거를 남겨 놨으니 그걸로 되지 않았나... 스스로 달래 본다.
모두 작동해 보지는 않아 정확히 알 수 없어나 최악의 경우는 문탠로드입구였는데 2-1 도장만 있었고 이마져 부서져 작동하지 않았고, 1-2의 도장은 아예 없었다. 갈맷길을 이용하면서 인증대의 도장을 찍는 재미를 포기하지 않도록 신경쓰야 할 부분이고 이 관리가 안될것 같으면 아예 인증대 같은것은 폐기하던지 다른 좋은 방법을 찾아야 할 것이다.
앞으로도 갈맷길같은 길을 찾아서 가끔 걸어야 할 것 같다. 산행은 올라 갈때는 잘 못 느끼나 나이가 들어가면서 하산때 관절에 무리가 오는 것 같다. 그래서 갈맷길같은 둘래길이 나에게 맞는 것 같다. 또 한 코스씩 걸을때마다 블로그에 사진과 글 올리고 동영상을 만들어 유투브에 동영상을 올려 보았는데 유투브에서 "곽동환 갈맷길"을 검색하면 된다
지나고 보니 늦은 여름부터 시작하여 동절기에는 빠른 일몰로 쫒겨 걸은 듯 하다. 그러나 내가 가보지 않았던 코스를 처음 걷는 재미로 일부 구간에 약간의 무리가 있었지만 대략 잘 마무리 되었는 것 같다. 한번 더 똑같은 길을 걸어라면 언듯 자신이 생기지 않을 것 같다.
내 체력에 맞추어 적당하게 걷자. 지금까지의 고집스럽게 순서대로 정해진 길로만 걷지 말고, 날씨 좋은날 기억에 남았던 갈맷길코스를 무작위로 다시 다녀 보리라.
모든 일정을 소화하는 동안 안사람과 항상 함께 걸었는데 친구들과 함께였다면 아마 개개인의 일정 등의 이유로, 또 혼자였다면 지루감으로 힘들어 도저히 가능하지 않았으리라 생각한다. 출발지가 집에서 거리가 먼 가덕도 코스나 8, 9코스는 새벽부터 간단한 식사를 하고 집을 나서야 했는데, 완주하면서 부지런히 함께 별 탈없이 잘 걸어준 안사람에게 감사한다.
2016-2-2
부산갈맷길 완주후 씀
후기를 마치고 시간을 내어 엑셀을 이용해 통계를 해 보았다.
이 통계는 필자가 실제 걸었던 통계이며 코스가 수정된 관계로 가장 긴코스는 6-1구간 하구언-신라대코스가 되었고, 가장 시간이 긴 시간은 5-2구간 연대봉 둘레길로 통계가 나왔다. 실제 가장 긴코스는 6-2구간인데 6-1구간에서 신라대까지 더 걸었던 이유이며, 5-2구간이 시간이 오래 걸린것은 난이도가 비교적 높았던 이유인 것 같다. 또 2-1구간은 너무 짧아 다음 구간인 섭자리까지 걸었고 이 이유로 3코스가 두구간으로 축소되었다. 8코스와 9코스는 출발지 상현마을까지 도보한 거리도 포함되어 정식 갈맷길 안내서와는 차이가 있다. 이 두 코스는 구간 시작점에 다다르기까지 너무 멀거나 교통이 어중간한 곳이기에 두 구간을 하루에 마치기도 했다. 이 통계는스마트폰 트랭글앱의 데이타를 기준하였고 걷기 총거리는 285.13km, 기일은 5개월 반이 걸려 처음 예상보다 1개월정도 단축되었다.
처음 출발때 알지 못했던 부산시제공의 스토리맵을 소개한다.
총 20개 구간의 코스가 비교적 자세히 소개되어 있다. 인터넷에서 다운받거나 발행된 안내지도를 보면 조금씩 다른데 아래 사이트 경로가 비교적 상세하다.
http://gmap.busan.go.kr/tcpor/fss/fssCycleCourseMap.do?courseType=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