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포무장애숲길-백양산둘레길 2016-3-27
범방산(泛舫山)은 부산 북구 구포동 구남 마을에서 사상구 모라동까지 길게 뻗어 내린 산으로 널리 알려진 산은 아니다.
원래 호암골(虎巖谷)에 있는 범 바위에서 따온 것으로 전해지기도 하지만, 글자를 풀이하면 ‘뜰 범(泛)’,‘배 방(舫)’으로서 배가 정박했다가 뜬다는 뜻이 담겨져 있다. 구포의 감동진(甘同津)을 비롯한 낙동강변의 여러 나루터를 끼고 배가 드나들던 곳의 배산(背山)으로 자리하였기 때문에 범방산이라는 지명이 생겨난 것으로 추정된다. 구포 사람들은 이 산을 거북산이라도 부르는데, 산을 멀리서 바라다보면 거북이가 강을 향하여 엎드린 형상을 하고 있다고 하여 붙은 이름이라고 전한다.
구포 무장애숲길
이 숲길은 백양산 자락 범방산을 곱게 굽이돌아 2km 데크로드를 2010년 6월에 착공하여 2013년 12월까지 산림청과 부산광역시 예산을 지원받아 북구청에서 조성하였다.
혼잡한 도심에서 노약자와 장애인, 임산부와 어린이등 주민 누구나 더불어 산림의 혜택을 누리면서 가덕도와 김해 신어산, 양산 오봉산을 바라보며 각양각색의 바위틈에서 숲의 맑은 공기를 느끼며 다함께 손에 손잡고 선강약수터 약수를 마시며 정승바위에서 잠시 쉬었다가 억만년 살아온 거북바위 정기를 받아 하늘바람전망대에서 1300리 낙동강을 바라보니 몸과 마음이 편안하여 천년을 살듯하구나.
백양산의 둘레길은 며칠이 걸릴지 모르겠지만 이웃한 범방산을 시작으로 백양산 둘레길 을 완전히 돌아 볼 예정이다.
우리는 전철로 갔는데 구명역 2번 출구 쪽으로 나와야 하는데 산대장인 내가 깜빡해 4번 출구로 나와 한참을 돌아 가야했다. 혹 치매초기 증상 아닌가... 기억들이 오래 메모리되지 않는게 자꾸 깜빡거린다. 승용차는 네비로 '부산 북구 구포동 779-3'을 검색하면 편하게 갈 수 있는데 평일에 간단히 4km정도 걸을 예정이라면 이 코스가 좋으리라 보며, 원점회기가 아니라면 대중교통이 좋다.
지난주 아이들이 내려 와서 한 주는 쉬었고 어제 약한 봄비가 잠시 내렸지만 오늘 산행에는 지장을 주지 않을 듯하다. 오늘은 윤한주,백인흠 부부가 함께 했고 이영자님이 동참해 봉래산에 이어 역시 5명이다.
출발지는 지하철 2호선 구명역인데 어제 지도를 잠시 보았는데도 이쪽 지리를 잘 몰랐던 탓으로 반대쪽으로 올라 한참을 헤메어 들머리를 찾았다. 이전 갈맷길 걸을 때도 이런적 없었는데 오늘 리드자격인 내가 지리감각이 둔해졌나 보다. 그래도 우리 회원들은 너그러히 용서해 준다.
지도의 경로를 보니 5분쯤을 돌아 왔나 보다. 그럭저럭 11시15분 무장애숲길입구에 도착했다. 부산에서 최초로 만들어 졌다는데 완만하게 데크길을 오르는데 개나리며, 막피기 시작하는 벗꽃, 진달래들이 탄성을 지르게 한다. 데크길은 총연장 2km라 한다. 축구장 트랙 5바퀴 길이이니 꽤 긴 코스이다.
수많은 바위위에 길을 지그재그로 만들었으니 많은 인력과 큰 예산이 든것 같다. 입구에서 부터 시원한 향을 느낄 수 있는 것은 아마 피톤치드의 영향 때문이리라.
피톤치드는 나무들이 자신을 이롭게 하기 위해 내품는 것인데 사람에게는 좋은 모양이다. 긴 호흡으로 들이 마시며 산을 오른다. 중간의 작은 전망대를 지나 오늘의 하이라이트인 하늘바람전망대. 전망대 이름이 수상하다. 하늘은 꼭대기란 뜻일게고, 바람이 아주 조용했는데 원래는 세찬 동네인가 싶다.
전망대에서 만난 두 여인, 날씬한 아줌마가 우리가 운수사 코스로 백양산 오른다고 하니 통통하게 나온 내 배를 보며 힘들 텐데 둘레길로 만족하심이 어떻겠냐고 충고한다. 이런 농담도 쉽게 웃어며 소화시켜주니 아주 나는 여유롭다. 잠시 커피 한 잔씩 하며 휴식후 바로 자리를 옮긴다.
이정표가 가르키는데로 임도로 내려 잠시 걸어니 어느새 예전에 백양터널 입구 계곡을 따라 오르면서 만났던 운수사 옆길로 접어든다. 그동안 비는 가끔 내렸지만 계곡에는 물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절 입구의 약수터에서 물 한잔 마시고 고개를 들어 올려 쳐다 보면 백양산 정상으로 바로 질러 오르는 계단이 나타나는데 여인네들은 덤덤한 표정이고 남정네들은 기가 죽는다. 거의 50도 각도의 경사길인데 쉬지 않고 오르면 30분거리인데 우리같은 늙다리들은 1시간 반 이상은 걸릴 듯 하다.
만장일치로 꼬랑지 내려 둘레길 돌기로 하고 옆길로 빠져 둘레길로 접어든다.
운수사를 지나면 내리막길로 예비군교육장과 무당굿당 동네를 돌아 다시 오름길 반복되는데 무당집들은 둘레길과는 어울리지 않는 코스인 것 같다다. 지난번 걸을 땐 아주 요란한 굿소리가 들렸는데 오늘은 조용한 편이다. 주변 주차장에 근사한 승용차들과 사람들이 왔다갔다 하는걸 보니 고객?들이 상담중이것 같다.
이렇게 몇구비를 오르내렸으니 시장기가 돈다. 1시반경 고갯마루의 널찍한 정자에 봇짐 풀고 자리 깔고 둘러 앉아 준비해 간 식사들을 펼치니 한 상 그득하다.
우린 초밥 말아 갔었고, 이영자님의 과일, 이한주님의 족발과 소주... 산중의 진수성찬은 휴대폰에서 울리는 '봄날은 간다' 음악 감상과 더불어 맛나게 먹는데 다들 먹지도 못하는 음식들을 과하게 가지고 온듯 한데, 많이 남아 다시 배낭에 담을 정도로 준비가 과했다.
식사 후 지난 번 기점인 청룡암을 지나 약간 더 걸었는데 막 피어나려는 벗꽃과 아직 남은 목련꽃과 매화꽃은 계절을 잘 표현하고 있는 것 같다. 노란 개나리가 가장 눈에 띈다. 오늘 5시간정도 오르내렸으니 발바닥 상태가 무리인 듯해 오늘은 이만 걷기로 작정한다. 10km 이상 걸었고 오늘은 페이스조절이 잘 되었던 같은데 욕심내지 말기로 했던 터 그만 마감할 시점이다.
주례전망대를 지나 한효아파트단지 옆으로 하산했는데 다음 둘레길은 이곳으로 올라야 한다.
산행후 현혜자, 백인흠은 아직 상태가 양호하고, 이영자, 이한주는 약간 지친 기색이 보이고 내가 발바닥에 박여 있던 굳은살이 떨어지는등 좀 지친 듯 하다.
다음 주엔 산이 아닌 구포 벗꽃터널이 예정하는데 장기 예보로는 일요일 비소식이던데 날씨가 도와 줄련지...
총이동거리 12.8km, 소요시간 5:55, 이동시간 4:48, 평균속도 2.6km, 최고고도 295m
들머리. 예상보다 5분쯤 더 걸려 시작점에 도착했다.
입구에서 진달래들인 마구마구 반갑게 인사한다.
이 정도의 경사라면 휠체어도 쉽게 오를듯 한 경사다.
옆으로 일반 산길이 있었지만 이런길은 다른곳에선 보기 힘든 길이니 두말 않고 고고.
선강천 약수터 목추기고... 물맛은 갠찬은 듯하다.
청설모는 한마리도 못보았네.
뒷편 거북이 하늘방향으로 오르는 형상이라 거북바위라 한다.
정승모자를 닮아 정승바위인가 보다 또는 멧돌바위라고도 한다.
구포대교아래 대저생태공원의 유채꽃이 아직 푸른색이다. 강서생태공원의 유채축제는 4월 9일부터 17일까지라 한다.
곳곳의 바위와 그 틈에서 진달래가 운치를 더 해 준다.
바위가 먼저냐? 소나무가 먼저냐? 잘 서있는 소나무에 바위가 눌러 버렸나 본데 소나무는 잘 버티고 있다.
나무가 아무래도 오래 살것 같지는 못하다.
이런 길로 전망대까지 작은 턱 하나 없는 길로 오르면 넓은 전망대가 있는데 무장애숲길은 여기까지이다. 무장애숲길이 끝나면 멋진 전망이 맞이 한다.
11시 54분. 11시 15분에 시작했으니 딱 40분 결린 셈
범방산에서의 일몰이 아주 멋지다고 하는데 다음에 저녁시간에 한번 올라야겠다.
벽산아파트와 모라중학교 좌측 멀리 김해공항은 흐리다. 이곳은 주장애길 끝 하늘바람전망대이다.
백양산쪽을 향해 이정표를 따라 내려 간다.
이때만 하더라도 백양산을 오를 생각였는데... 나중에 경로가 둘레길로 바뀐다.
계단길을 내려 가면 임도를 만난다. 운수사쪽으로 향한다.
약수터이름이 왜 이칠인가? 지금 검색해 보니 2005년 부적합판정을 받은 약수터라던데 아무 팻말이 보이지 않으니 지금은 괜찬은 모양.
벌컥벌컥 모르고 마시면 약수다.
드디어 운수사.
부산에서 가장 오래된 목조 건축물이 사상구 모라동 산 5번지에 있는 운수사 대웅전이라고 한다. 1647년 공사가 시작되어 1655년 완공 되었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백양산 자락에 위치한 운수사는 대한불교 조계종 제14교구 범어사 말사이며 문화재정에 의해 국가 지정 문화재 보물 제1986호로 지정 되었다.
좋은 물맛의 절 약수터는 여전하고.
저 계단을 시작으로 꼭데기까지 계단길을 올라야하는데 대장인 나부터 오늘 모두 컨디션 난조.
탑우측이 대웅전이다.
초보 산꾼들, 만장일치로 둘레길로 낙찰되어 버렸다.
예비군교장과 굿당골목을 지난다.
둘레길치고는 꽤나 힘든 코스다. 시내와 가까운 둘레길은 오르고 내림이 많아 힘들기는 이곳도 마찬가지.
오름길을 다 오르니 멋진 정자에서 5명이 제각기 준비해 온 메뉴들를 펼치니 진수성찬이다.
괘법전망대
봄날은 간다. 노래가사
예전엔 흥얼대며 잘도 따라 불렀는데 이제 가사없어면 한구절도 제대로 안된다. 지길너머 노래방때문이리라.
신라대에서 곧장 오르면 만나는 곳. 청룡암이다. 예전 갈맷길 걸을땐 여기서 하산했었지,
주례전망대에서 바라 본 부산구치소, 엄광산일대이다.
약한 황사영향으로 깨끗한 전경은 무리다.
이때쯤 부터 다리가 어지간히 피곤해 지는 듯. 자주 쉬게 된다.
기분좋아지는 풍경들 연속
이젠 이한주님이 대장이다. 예전 이 부근에서 살았으니 훤한 동네라며 대장직을 탈취해 앞장섰다.
저 길로 오르면 편하게 오를 수 있다. 다음엔 이 길로 올라 둘레길에 진입해야제.
개림초등학교를 지난다.
인적이 뜸한 철길을 넘어가는데 경부선 철로이다. 저 우측으로 조금가면 사상역. 바짝 붙어 있는 집들, 열차가 지날때면 흔들릴 듯 하다.
철길, 양철지붕의 터줏대감 그리고 매머드아파트들의 조화
그러고보니 나는 오늘 사진을 찍기만 했고 찍히지는 못한것 같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