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둘레길

재현이랑 엄광산 둘레길 2016-1-3

포산 2016. 1. 4. 15:59

  

 

 

 

'너 아빠랑 산에 가 봤니?'

'아뇨. 아빠는 일요일날 낚시만 다녀요.'

'오늘 할배랑 산에 갈래?'

'네네'

 

신정 연휴날 울산에서 엄마따라 할배집에 다니러 온 초딩 2학년 외손주 놈을 꾀어 단 둘이 집을 나섰다.

평소 다람쥐처럼 잘 뛰어 다니는 재현이. 할매배낭을 메고 겁없이 따라 다선다.

처음이라 산정상으로 향하지 않고 둘레길을 선택했는데 예상데로 폴딱거리며 잘도 오른다.

 

엄광산(504m)은 서구 동구 부산진구 사상구를 둘레길로 하고 있는 큰 산으로 붉은 점선의 둘레길을 모두 걸어면 하루 코스로 적당한 거리다. 

할매배낭이라 다소 큰 듯한데 간식꺼리를 제법 넣어 줬는데 걷는다고 먹을꺼리엔 관심없다.

맑은날이라 땀이 나는지 점퍼를 벗어 배낭에 집어 넣고 내리막길을 만나면 날아 다니고 오르막길 만나면 지팡이 달래서 잘도 오른다.

애당초 이 둘레길은 대청공원에서 시작하여 수정동 산을 끼고 동의대학 가야캠퍼스를 거쳐 학장- 꽃마을까지 연결되는 하루코스로 아내랑 봄날이 오면 걸어려 했었는데 꼬맹이와 함께 한다.

보나마나 동구 초량 뒷산 쯤에서 아이가 다리가 아프다고 할테고 그쯤에서 하산해서 버스로 돌아 오려 했는데 예상은 깨졌다.

처음 오르막 코스에 약간 힘든 정도나 대청공원 뒷산을 오르면 거의 경사가 없는 평탄한 길.

 

마주오는 아무나 만나면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인사나누고

청설모 만나 친구가 되기도 했고

평상을 만나 함께 누워서 셀카도 찍고

비석없는 무덤을 만나 인생을 나누고

아무도 없는 언덕배기 낙엽위에 나란히 함께 쉬야도 하고 ㅎㅎ

약수터에서 물 한 바가지 떠서 할배먼저 손주먼저.

 

깡총깡총 잘 가던 손자놈이 수정동을 지나 동의대 뒷쪽에서 다리 아프다며 그만 가자고 한다.

할매하고 왔더라면 꽃마을까지 완주할 수 있었는데 아쉽지만 중단할 수 밖에 없었는데 이 길은 초행이라 이쪽으로 내려가는 길은 전혀 모른다.

조금 더 일찍 판단했더라면 동의대학으로 내려 하산 할 수 있었는것을 길가는 이들에게 물어 큰 길이 아닌 산길로 내려 오는데 길이 끊기는듯 한 길을 더듬어 대원사란 절 뒤로 내려 왔다.

젊은 시절 자주 찾았던 가야공원입구도 보이고 차길을 조금 더 내려 오니 우리 동네까지 한 방에 갈 수 있는 67번버스가 우리를 반긴다.

 

할배노릇 손주노릇 함께 3시간남짓의 즐거웠던 한 때.

'할아버지 몇 년 뒤 좀 더 커면 완전 삥돌아 봅시다'라는 재현이. 참 대견스럽고 많이 컷다.

2016-1-3  9:40분 출발 ~ 2:00 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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