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도 봉래산(峰萊山 해발 395m)은 옛날 필자 어릴 적엔 고갈산(枯渴山)이라 불리웠다.
'고갈산'은 물이 말라서 없어지는 산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는데 일본인들이 봉래산을 격하하여 이름을 바꾸었다고 전해 진다.
정상에서는 부산항 전체가 파노라마처럼 펼쳐 지는 경관을 조망할 수 있고, 중구, 서구, 동구, 사하구, 부산진구, 해운대구 등 부산의 시가지를 한눈에 볼 수 있는 흔치 않은 유일한 산이다. 경사가 심해 정상에서 남쪽으로 하산할 때는 마치 바다에 거의 수직으로 떨어지는 듯한 느낌을 가지게 할 정도로 인상적이며 맑은 날 수평선 근처를 바라보면 대마도가 한눈에 들어온다.
봉래산은 열 번정도 올랐지만 오늘은 처음으로 둘레숲길을 가보기로 했다.
지난주 비예보로 쉬었고 오늘도 6시쯤 비예보가 있었다. 어제 백인흠부부가 산행제의가 왔다. 흔쾌히 승낙하고 이영자도 합세했다. 그기다가 아침시간에 동생도 쉬는날이라 함께 했어면 한다. 우리 부부랑 5명이 되었다.
10시 정각 구덕운동장 앞에서 모두 모여 8번 버스에 올라 영도 해동병원에 하차 바로 오르기 시작했다.
예정은 대법사를 출발해 좌측길 둘레숲길을 한바퀴 한후 복천사에서 정상을 올랐다가 자봉 손봉을 거쳐 75광장 쪽으로 하산 목표였다.
영도초등학교 뒤편으로 오르니 초입이 나타난다. 대법사 숲길입구에 다다르니 10:40.
초입에 들어서자마자 아지메들의 보행속도가 장난이 아니다. 누가 쫓아오는가 평소 느림보걷기에 익숙한 남자 둘은 맨뒤에서 따르기 시작한다.
'선두반보!' 천천히 외쳐도 들은 척 않는데 갈림길을 만나면 산행대장을 기다려 준다.
배수지까지의 숲길은 거의 평탄한 길 연속으로 누구라도 쉽게 걸을 수 있는 것 같다. 계속 길을 이어나가 복천사까지 완전히 한바퀴 봉래산을 돌아야 하는데 앞서 가던 이지메들이 고신대학뒤 갈림길에서 기다리고 있다. 이쯤에서 정상으로 올라가자는 제의에 무심결 승락해 버렸는데 약간은 잘못된 결정이다.
이런 기회에 둘러보고 싶었던 둘레길을 완전히 돌아 보는 게 좋지 않았는가...
이 깨달음은 이미 때늦었다. 선두는 이미 오름길에 들어서 오르고 있었는데 앞선 아지메는 보이지도 않을 정도로 앞서 오른다. 날씬한 여자라 몸도 가벼운 모양이다.
뒤로 내려다보이는 경관은 좋다만 경사가 6~70도쯤 되어 보이는 가파른 돌더미길은 코가 바닥에 다일듯 하다. 남자 체면이 말이 아니게 완전히 녹초가 되어 버린다.
한참을 올라 겨우 꼭대기인 손봉에 도착해 한숨 돌리고 기념촬영도 하고 자봉을 지나 봉래산정상에 오른다.
발아래로 펼쳐진 부산항 파노라마를 즐긴 후 체육공원 쪽으로 내려 오는데 10여년전에 보았던 풍경과는 완전 딴판이다.
체육공원은 불로초공원이란 이름으로 변경되어 휴식을 겸한 전망대도 곳곳에 설치되어 있다. 널찍한 평상에 자리잡고 가지고 온 김밥으로 점심을 먹고 유림아파트쪽으로 곧장 하산했다. 아까 무리해 오른 탓인지 발등도 시큰거린다.
다시 출발지인 해동병원앞에 오니 3시경이다. 봉래시장 부근 잠시 구경하고 부산의 대표먹거리인 삼진어묵 본사에 기웃거리다 버스에 올랐다.
봉래산 정상은 밟았으나 둘레길 완전히 돌지 않고 중간에 코스를 바꾸어진 게 아쉬움으로 남는다.
영도초등학교뒤로 오른다.
쉽게 다다른 대법사입구
영도 봉래산들머리에는 항상 이런 절, 암자들을 만날 수 있다.
좌측으로 둘레길입구이다.
우리는 해돋이배수지 방향으로 향하는데 가는 내내 이런 팻말이 곳곳에 설치되어 아주 쉽게 갈 수 있다.
모처럼 보는 동백꽃이 반갑다.
유림아파트 뒷길 철망과 배수시설이 이채롭다.
아지메들의 속도가 보통아닌데 내입장에서 보면 완전 과속이다. 이 길도 서구종단숲길 비슷한 모양이다.
편백산림욕장인데 나무의 수령은 그리 오래되지는 않는다.
오늘의 대장은 나인데 남자 둘은 세 여인들을 가만이 뒤따르기만 한다.
여인 세 명은 40년지기들이고 오랜만의 산행이다. 영도유림아파트 뒷 길을 지나고 있다.
암자 뒤로 잘 쌓아 둔 단지들이 눈길을 끈다.
이 위치에서 보는 부산항대교 전경. 야경이 멋질 듯 하다.
황령산, 금련산, 장산 그리고 문현동 부산국제금융센터 63층빌딩등이 보인다.
청학동 해돋이마을 청학마루에서 커피와 빵으로 잠시 쉬어 간다.
지어진지 얼마 되지 않은 듯. 2층은 휴게실과 작은 매점을 겸하고 있고 3층은 전망대.
매화꽃 뒤로 부산항대교전경.
맑은 날에면 더욱 선명해 질 듯한 부산국제여객터미널이 흐리다. 여기서 보니 굉장히 큰 규모이다.
오륙도와 뷰아파트. 그 아래로 함공모함이 정박해 있는데 사상 최대 규모 한미연합훈련 진행중 가운데 미국 핵추진 항공모함인 스테니스호이다.
길이 330m,높이 80m로 비행갑판은 축구장 3배 크기라 한다.
우측으로 약수터
깨끗한 화장실이다.
배수지를 지난다.
광명고교 뒷산길
고신대뒷길에서 코스가 변경되어 손봉쪽 급경사로 오르기 시작한다. 처음엔 이 정도로 보이나 중간쯤 이후부터는 땅집고 기다시피 까꼬막을 만난다.
고도지도에는 거의 7~80도 오르막으로 표시된다.
거대 항모가 시야에 잡히는데 역시 흐리다.
해양대학교 까치섬과 태종대
오르며 안사람과 나는 자켓을 벗어 배낭에 넣어 버렷는데 두아지메는 땀도 흘리지 않았나 처음 차림그대로이다. 보통 깡이 넘는다.
남해조망. 머리섬, 두송반도, 몰운대가 한눈에 들어 오기는 하는데 역시 흐리다.
[자봉전망대] 지난 봉우리는 孫峰(361m), 지금 子峰(387m), 다음이 蓬萊山(395m) 으로 이어 진다.
봉래산정상과 할미바위. 맞은편 바위에 디카올리고 정상인증샷
이 부근에 왜인들이 박은 쇠말뚝이 있었다는데 해방후 제거되었다.
오래전에는 공중파 TV를 보기 위해서는 이곳 봉래산을 향해 안태나를 조정해야 잘 나왔다.
불로문전망에서 바라보는 부산항대교
불노초공원 평상에서 김밥으로 점심식사를 하고 유림아파트쪽으로 하산한다.
유림아파트 뒷길을 거쳐 아파트와 통하는 쪽문을 통과하니 바로 산복도로와 만난다.
해동병원앞 아침에 출발했던 원점이다.
얼마전 유명한 국수집이 방영되었는데 쉽게 찾았으나 국수를 건조하지 못하는 관계로 휴업이라 붙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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